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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찬밥' K바이오]②데이터·임상·지배구조의 덫에 걸린 한국 (아시아경제)
게시일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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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원인으로 글로벌 매수자가 요구하는 핵심 데이터의 부재와 백화점식 파이프라인·폐쇄적인 지배구조 등을 지목한다.

 

더욱 본질적인 원인으로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상업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임상 개념증명(PoC) 데이터의 부재가 문제로 손꼽힌다. 임상 개념증명은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 실제 사람(환자)을 대상으로 의도한 치료 효과(유효성)와 안전성을 나타내는지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이 경기도 성남시 바이오협회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정동훈 기자

 

이러한 현실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전체 파이프라인 중 가장 초기 단계인 신약탐색 단계가 851건으로 39.4%를 차지해 비중이 제일 높았다. 사람에게 투약하기 전 세포나 동물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비임상·전임상 단계 역시 760건으로 35.2%에 달했다.

 

본격적인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진입하기 전 단계인 파이프라인이 전체 2162건 중 1611건으로 74.6%를 차지한 셈이다. 반면 임상 문턱을 넘은 파이프라인은 25.4%에 그쳤으며, 최종 상업화 단계인 신약 허가 신청(NDA) 및 바이오의약품 허가 신청(BLA) 단계에 들어선 파이프라인은 단 5건으로 전체의 0.2% 수준에 불과했다.


선택과 집중이 부족한 파이프라인 개발 방식도 글로벌 매수자의 외면을 부르는 주요 요인이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M&A를 위해선 통일된 방향성을 가진 주력 파이프라인이 필요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자산은 백화점식으로 산만하게 구성된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성공 가능성을 어필할 만한 바이오마커(생체 표지자)나 특허 전략 등 핵심 자료 확보에 충분한 자원과 인력을 투입하지 못한 채 유행을 따라 파이프라인 개수만 늘리는 연구개발(R&D) 방식은 글로벌 거래 성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창업자의 경영권 방어 의지와 독단적인 의사결정 구조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미국 생태계에서는 유망 벤처가 글로벌 빅파마에 인수되는 것을 성공적인 창업의 완성으로 평가하지만, 국내에서는 창업자가 끝까지 독자 개발을 완주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지분 100% 인수를 통해 후보물질 통제권을 완전히 확보하려는 글로벌 빅파마의 거래 추세와 창업자들의 시각이 엇박자를 내면서 기업의 성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지분을 매각할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 아시아경제 (링크)